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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의 글로벌 경제는 어떤 모습일까요?

Storyerp 2020. 12. 24.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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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글로벌 경제 예측
시장은 이처럼 위험자산을 선호하는 리스크 온(risk-on)과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리스크 오프(risk-off)가 반복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19의 1차 유행 이후 경제는 재정부양책 덕분에 반등했습니다. 이후 많은 국가들이 팬데믹 완화를 위해 보다 강력한 제한 조치를 추가로 시행했지만, 우리는 여전히 백신 보급 희망만을 안고 어려운 시기를 지내고 있어요.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경제는 어떤 모습일까요? 한 가지는 예상 가능합니다. 그동안 각국 정부가 사라진 경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막대한 공공부채를 일으켰는데, 이는 정책 당국과 투자자들이 마주하게 될 불편한 진실(elephant in the room)이라는 사실입니다. 마치 방 안에 커다란 코끼리(문제)가 있는데, 아무도 이를 언급하지 않는 것처럼 말이죠. 그 코끼리를 관리하는 방법은 앞으로 더욱 중요해질 거예요.

 

경기 반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재정 정책 
각국이 통화 완화에 의존했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달리, 2020년 봄 초기 봉쇄 시기에는 재정완화 정책이 경기 부양에 보다 많이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번에는 글로벌 경기가 급격히 얼어붙자 선진국 정부가 가계 수입을 보전하기 위해 신속하게 정책을 시행했었죠. 기업에 대한 신용보증 및 직접적인 대출 제공을 통해 영구적으로 경제적 피해를 입을 가능성을 줄이고자 했고, 고용을 유지하고자 공공 재정을 쏟아부었으니까요*.
* 올해 주요국은 가계와 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추진했다. 자세한 사례는 한국금융연구원의 2020년 7월 보고서 <주요국의 코로나19 위기 정책 대응 및 시사점> 참고. (편집자 주)

앞으로도 몇 개월 동안 추가 재정 부양책 시행이 예상돼요. 하지만 미국에서는 의회가 공화당과 민주당으로 분리돼 재정 부양 규모와 범위가 제한될 전망입니다. 미국 정부가 2021년 상반기에 약 1조 달러의 코로나19 구제 패키지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전반적인 재정 지출 규모가 크게 축소될 수 있거든요. 이는 코로나19의 2차 유행을 고려하면 강력한 경기 모멘텀(성장 동력)을 유지하기에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어요.
* 2020년 12월 15일 기준,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미국 정치권의 신규 재정 부양책이 협상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민주당의 2조 2천억 달러 규모 패키지와 공화당의 5천억 달러 규모 패키지가 상충) 한편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미국의 초당파 의원들은 부양책을 두 개의 법안으로 분리해 의회에 상정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편집자 주)

피델리티의 추정치에 따르면 1조 달러의 코로나19 구제 조치를 포함해 총 2조 달러 가량의 부양책이 실시되면 미국의 2021년 GDP 증가율을 1.5%p 높이는 데 그칠 것입니다. 이는 팬데믹으로 확대된 생산 격차가 2023년 이전까지 좁혀지지 않을 것을 의미해요. 반면 증세 시행 가능성은 낮습니다. 세금을 올리지 않기 때문에 중기적으로 경기에 기여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국가 재정에 부담을 줄 수도 있고요.

 

회복세는 간헐적으로 나타날 전망
유럽은 앞으로 몇 분기 동안 경기 역성장*이 우려됩니다.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봉쇄 조치가 다시 시행되면서 1차 유행으로 위축된 경기의 반등을 제약하고 있거든요. 바이러스 감염 상황이 악화하고 있는 미국도 유럽의 뒤를 이을 전망이고요. 추가 제한 조치로 미국의 경기 모멘텀이 압박을 받으면서, 글로벌 경기의 회복세 또한 간헐적이고 예측 불가능할 것으로 보여요.
*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지난 12월 5일 진행한 대국민 연설을 통해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사상 최대 규모의 적자 예산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이런 수준의 재정 지원을 끝없이 지속할 수는 없다. (…) 2023년부터는 급격히 증가한 신규 국가채무를 갚아나가기 시작해야 하고, 향후 수년간 예산정책과 관련해 엄청난 도전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중앙일보 기사 / 편집자 주)

글로벌 경기가 2021년 1분기 이후 제한 조치가 해제되면서 경기가 반등할 가능성도 있어요. 물론 백신 보급 속도와 범위에 따라 상황은 큰 차이를 보이겠지만요. 중국은 정부의 자체적인 방역과 통화 및 재정 부양책에 힘입어 올해 이미 경기가 반등했고, 2021년 경기는 2020년보다 안정적일 걸로 보여요. 최근 국제통화기금(이하 IMF)이 5.4%의 성장을 전망하는 등 글로벌 경기를 안정적으로 전망했지만, 피델리티는 미국 경기의 더블딥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습니다.

📌 북마크
더블딥 (double dip)

침체되었던 경기가 잠시 회복되는 듯하다가 다시 침체되는 상태.

 

거시경제를 대하는 태도를 바꾸고 있는 IMF
미국의 재정 부양책 규모가 시장 기대보다 작아짐에도 불구하고, 정부 지출은 향후 몇 년간 이어질 전망이에요.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긴축을 권고했던 IMF가 2021년과 그 이후에도 재정 지원을 유지하도록 주문했거든요.

실제로 IMF는 선진국에 저금리 환경을 이용해 국채를 팔아서라도 재정 지출을 유지하도록 요구하고 있어요. 경기 회복을 위한 공공 소비 및 투자 프로그램 활성화도 권고하고 있고요. 현재까지의 공공 지출로 인해 선진국의 공공부채 비율이 2차 세계대전 직후 수준을 넘어선 점을 고려하면, 이는 상당한 변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머징마켓 국가들도 정부 지출을 늘리고 있죠.
* 관련하여 국가가 과도한 인플레이션만 없으면 경기 부양을 위해 화폐를 계속 발행해도 된다는 현대 통화 이론(Modern Monetary Theory, MMT)이 있다. 미국 민주당 의원, 월가 등에서 동조론이 일고 있으나 주류 경제학계에서는 화폐를 대량으로 찍어 재정적자를 확대하면 급격한 물가 상승을 불러올 수 있다고 비판한다. (편집자 주)

경제 이론에 따르면, 부채 부담을 줄이는 방법은 세 가지입니다.

1930년대 대공황 당시와 같은 파격적인 디레버리징

높은 인플레이션

실질 경기 가속화에 따른 높은 명목 성장(물가상승분이 포함된 수치)
 

막대한 부채 관리 이슈는 향후 몇 분기 동안 글로벌 경기와 정책 사이클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거시경제 동인 중 하나로 작용할 전망이에요.

📌 북마크
디레버리징 (deleveraging)

부채를 축소하는 것. 경기가 불황일 때는 자산가치가 급격히 하락하여 수익성이 낮아지고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아지게 되므로 부채를 상환, 정리, 감축하는 디레버리징이 효과적인 투자기법이 된다. 디레버리징을 위해서는 경제주체는 자산을 매각하거나 증자를 통해 자금을 조달해야 한다.

 

재정 절벽 완화를 위해 추가적인 수단 필요할지도
2021년 인플레이션이 어떻게 전개될지는 여전히 불확실해요. 그러나 대규모 재정 부양책이 없다면, 유연한 평균물가목표제 채택에도 불구하고 미국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만의 노력으로 지속가능한 인플레이션을 창출할 수는 없겠죠. 이미 느슨해진 정책을 추가적으로 완화하는 방법으로는 올해만큼 효과를 거두기 어려울 거예요. 하지만, 연준은 시장 및 경제 환경 변화에 대응해 단기적으로 정책을 완화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한 정책 패키지가 더 이상 유효하지 않게 되면, 연준은 임박한 재정 절벽의 영향을 완화하기 위해 장기 채권 매입을 늘리고, 자산 매입 속도를 높이며 포워드 가이던스를 강화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경기와 물가 전망이 보다 취약한 유럽은 추가 완화도 예상됩니다. 따라서 선진국을 중심으로 그 어느 때보다 구조적인 완화 정책이 실시될 걸로 보여요.

 

 

📌 북마크
평균물가목표제 (average inflation target)

미국 중앙은행이 코로나19로 위기에 빠진 경제를 부양하기 위해 2020년 10월 도입한 정책으로 물가 상승률이 평균 2%를 넘어도 일정 기간 용인하겠다는 것을 주 내용으로 하고 있다.

 


연방준비제도 (Fed)

1907년 금융공황 후 1913년 창설된 조직으로 우리나라의 한국은행과 같이 미국의 중앙은행 역할을 하고 있다. 연방준비제도(Federal Reserve System, the Fed)의 산하 기관으로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Board of Governors), 통화 및 금리 정책을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12개의 연준은행(FRB)과 2,800여 개의 회원은행 등이 있다.

 


재정 절벽 (fiscal cliff)

정부의 재정 지출이 대폭 감소하고 세금이 인상되면서 경기가 절벽에서 떨어지듯 급강하하는 현상.

 


포워드 가이던스 (forward guidance)

미리 향후 정책에 대한 방향을 제시한다는 뜻으로, 경제 분야에서 중앙은행이 미래 정책 방향을 미리 외부에 알릴 때 쓰는 용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정책금리의 추가 인하가 어렵고 경제 여건의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주요국 중앙은행이 적극적으로 그 방식을 다양하게 활용하였다는 점에서 비전통적 통화정책의 일종으로 분류되고 있다.

 

거시경제 정책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기후변화
미국은 기후변화를 인정하고 해법을 강구하는 대통령을 선출했어요. 유럽연합(EU)은 2050년까지 유럽을 탄소중립 지역으로 만들겠다는 그린딜(European Green Deal)에 합의했고, 중국도 탄소배출 제로를 선언했죠. 이처럼 2021년에는 기후변화에 대응할 장이 마련됐습니다. 이는 기후 정책이 세계 경제구조를 바꿀 수 있고 향후 몇 년간 거시경제 정책에 영향을 미칠 것임을 시사합니다. 예를 들면, 탄소가격 인상으로 2030년까지 상당한 자금이 청정 에너지에 투자될 것으로 보여요. 국제에너지기구(IEA)의 2020년 10월 보고서에 따르면, 그 규모는 2030년까지 누적 16조 달러로 추정됩니다.

각국 중앙은행은 기후변화 이슈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일부 국가들은 물리적인 기후 리스크의 영향력 파악과 당국의 탈탄소 미래 전환 가속화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강력한 분석·정책 도구를 서둘러 개발하고 있고요. 영란은행(영국의 국립 중앙은행)은 2021년 6월에 금융 시스템의 기후 관련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를 발표해 여타 중앙은행의 모범이 될 강력한 국제적 프레임워크를 제공할 계획입니다.

📌 북마크
탄소가격제(Carbon Pricing Initiative)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인류의 선택 중 하나는 ‘시장’ 모델이다. 탄소배출권(Certified Emission Reductions, CERs)은 온실가스를 일정기간 동안 배출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유럽기후거래소가 2005년 4월 문을 연 이후, 탄소시장은 매년 급성장하고 있다. 전 세계 탄소가격은 이산화탄소환산톤당 1~119달러 범위에 있고 대부분은 10달러 이내 수준. 공공과 민간부문에서 탄소가격제 적용이 확대되고 있으며, 현재 다양한 유형(탄소세, 배출권거래제, 크레딧 매커니즘 등)으로 적용되고 있다.

 


스트레스 테스트 (stress test)

예외적이지만 발생가능한(extreme but plausible) 위기 상황을 상정하여 개별 금융기관, 금융부문 및 금융시스템 전체의 취약성과 복원력을 평가하는 기법.

 

부채의 지속가능성 확대 
2021년의 경기 회복은 순탄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백신 보급이 지연돼 또 한 차례의 심각한 바이러스 확산을 막지 못할 수도 있고, 미국이 온건한 재정 완화를 시행해 경기 혼란은 부분적으로만 안정되는 수준에 그칠 수 있어요. 중기적으로 경기 회복은 코로나19에 대처하기 위해 발행한 막대한 규모의 부채 관리 방법과 국가별 부채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경로* 선택에 따라 달라질 것입니다. 심지어 기후변화라는 더 큰 위협도 존재하고요. 이러한 위협을 포함해 코로나19 위기로 시작된 거시경제 정책 및 경제 모델의 많은 변화는 여전히 진행 중입니다.
* 통화정책의 전달 경로(transmission channels)는 크게 시장 금리 경로, 자산가격 경로, 환율 경로, 기대심리 경로, 신용 경로가 있다. (편집자 주)


글: 피델리티 인터내셔널 살만 아메드(Salman Ahmed) 글로벌 거시경제 및 전략적 자산배분 헤드, 애나 스툽니츠카(Anna Stupnytska) 글로벌 매크로 이코노미스트, 웬-웬 린드로스(Wen-Wen Lindroth) 크로스 에셋 스트레티지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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